퐁당퐁당 러브 공개일
공개당시 1020 여성들을 대상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퐁당퐁당 러브'입니다. 2015년 12월 10일 네이버 TV에 10부작으로 오픈했으며, 이후 MBC에서 2015년 12월 14일부터 12월 21일까지 일요일에 한 회당 5부씩 묶어 총 2부로 방영되었습니다. '여왕의 꽃', '전설의 마녀'등을 기획한 박성은 님이 기획을 하고, 이 작품과 같이 김슬기 님이 출연하는 '원녀일기'를 연출 및 집필한 김지현 님이 이번에도 연출 및 각본을 맡았습니다. 조선시대 세종시기와 현대를 배경으로 하며, 주된 배경은 조선시대입니다. 역사고증에 있어 오류인 부분들이 간혹 있었으나 드라마를 위한 어느 정도의 각색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소품에 대한 한계점을 제작진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종과 고삼이
단비(김슬기)는 대한민국의 평범하고 발랄한 고3입니다. 수능을 앞두고 절친 소현(진기주)과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지만, 앞이 캄캄한 기분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대망의 수능날. 시험장을 향해 가던 단비는 교문 앞에서 갑자기 뒤를 돌아 비를 맞으며 어디론가 달려갑니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도착한 단비는 현실도피를 하고 싶은 마음에 사라지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북소리를 향해 다가가니 비로 만들어진 큰 물웅덩이였습니다. 발을 담가보는데 발에 바닥이 닿지 않고, 놀란 단비는 당황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물웅덩이로 뛰어듭니다.
때마침 조선시대 궁에서는 몇 년째 비가 오지 않아 심한 가뭄으로 백성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해, 기우제를 올려 비를 내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단비. 관원들은 단비를 '하늘 아이님'이라 칭하며 비를 내려달라 하는데, 칼을 차고 있는 무사들을 본 단비는 살기 위해 일단 거짓말을 하며 비를 내려보겠다 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침입자로 낙인찍힌 단비는 사람들을 피해 숨어듭니다. 체아직(비정규직) 무사인 박연(안효섭)에게 잡혀버린 단비는 세종(윤두준) 앞에 무릎이 꿇리고, 처음 보는 행색과 말투에 호기심을 가진 세종에게 옆에서 자신을 보필해 비를 내릴 방법을 연구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단비의 궁궐생활. 자신이 배운 현대지식들을 조선시대 관원들에게도 알려주고, 세종에게도 과외를 해주며 열심히 비를 내릴 방법을 공부합니다. 이렇게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정이었던 감정도 점점 자라나 서로를 좋아하게 되고, 언젠가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야 하는 단비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안고 집중할만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그 밖에, 단비의 어머니이자, 조선시대에선 세종의 어머니 원경왕후 역에 임예진 님, 단비의 아빠이자 조선시대 정승 황희 역에 김갑수 님, 단비의 수학선생님이자 조선시대 상선 역에 고규필 님이 등장해 좋은 연기와 재미를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돌고돌아 다시 만나는 인연
현재에 등장하는 인물이 조선시대에도 등장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비와 같은 내적친밀감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극 중에서는 조선시대임에도 현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말투를 사용하여 이질감을 덜고, 주인공들의 감정선 또한 잘 와닿을 수 있었습니다. '수포자(수학포기자)'였던 단비가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여 '자격루'를 만들어내는 쾌재를 보여주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도 좋았고, 더불어 제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이어질 인연은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이어진다.'라는 메시지도 다가왔습니다. 세종의 어머니가 단비의 어머니이고, 돌아가신 단비의 아버지가 조선시대에서도 단비와 이미 인연이 있었으며, 친구 소현이와 수학선생님 모두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소중한 연결고리라는 점이 아마 우리 주변에도 이와 같은 인연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더불어 조선 세종시기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한글의 위대함과 감사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김슬기 님의 정말 고등학교 3학년 같은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연기도 좋았고, 그런 단비라는 캐릭터를 듬직하게 잘 받아준 윤두준 님의 연기도 편안하게 보았습니다.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들도 어색하지 않게 잘 처리했고, 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도 훌륭했습니다. 러닝타임도 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소소하게 재미있는 드라마를 찾으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 드릴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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