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 소재와 감독
공개 직후 파격적인 내용과 은교감독의 드라마 작품으로 화제였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썸바디'입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스크린'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었고, 넷플릭스에서는 2022년 11월 18일에 8부작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선정성, 공포, 폭력 등의 소재들이 굉장히 사실적, 지속적으로 표현되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해피엔드', '모던보이', '은교'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원티드', '오늘의 탐정',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집필한 한지완 작가가 정지우감독과 함께 대본을 집필했습니다. TV프로그램 '연애의 참견'에 재연배우로 출연한 강해림 님의 캐스팅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고, 남자주인공 김영광 님의 악역연기도 거의 처음인 작품이라 연기변신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았습니다. 신인배우 김수연 님은 5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되었으며 높은 경쟁률을 뚫은 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다는 호평이 있습니다.
인물과 배경, 설정
고등학생 김섬(강해림)은 프로그래밍 천재이지만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조폭들이 운영하는 오락실에 단속방지용 프로그램을 오락기계에 설치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은 기계 한 대를 프로그래밍 대회 출품용으로 만들어 대회에 참가합니다. 초라해 보이는 섬의 부스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비웃으며 아무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이는 사만다정(최유하, 이하 사만다). 섬이 개발한 인공지능 채팅프로그램 '썸원'이 마음에 들었던 사만다는 섬에게 같이 일할 것을 제안합니다. 시간이 흘러 사만다는 AI기반 데이트앱 '썸바디'를 만든 CEO, 섬은 CTO가 되어 나날이 번창해 가는 썸바디의 성공을 누립니다.
어느 날, 썸바디 앱으로 사람을 만나 관계를 가진 후 살인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악의적인 일에 사용된 썸바디의 개발자인 섬과 사만다 또한 입장이 곤란합니다. 경찰의 수사협조 요구에도 개인정보유출을 빌미로 거부하고 있었고, 이 건을 수사하는 경찰 중 섬의 오랜 친구인 기은(김수연)도 있습니다. 어릴 적 둘은 매우 친한 친구였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인 섬이 기은에게 공감을 잘해주지 못한 탓에 둘의 사이는 소원해졌지만, 썸바디사건 이후 섬과 기은 그리고 기은의 친구 목원(김용지)이 만나 오해를 풀고 다시 관계를 회복합니다.
건축가인 윤오(김영광)는 겉으로 보면 멀끔하고 멀쩡한 사람입니다. 과거 어느 날, 썸바디 앱을 통해 즉석만남을 하게 되고, 호텔에서 만난 파트너는 성적취향이 남달랐던 사람입니다. 파트너를 한 명 더 부르겠다며 남자 한 명을 추가로 초대하고, 그 사람이 오는 동안 윤오와 관계를 맺습니다. 가학적인 것을 좋아하던 여자는 윤오에게 자신의 목을 조르라 했고, 힘조절을 하지 못한 윤오 때문에 여자는 질식해 죽습니다. 때마침 그 장면을 새로 도착한 남자가 보게 되었고, 윤오는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그 남자마저 죽이고는 호텔을 벗어납니다. 처음 여자를 죽였을 땐 당황했지만, 이후 호텔을 나서는 윤오는 묘하게 올라오는 희열을 느끼게 되며, 이 사건은 윤오의 연쇄살인의 시발점이 됩니다.
썸바디 앱을 둘러보던 섬에게 누군가 매칭되고, 섬은 그게 연쇄살인범임을 직감합니다. 섬이 있는 곳으로 온 윤오는 섬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되고, 웬일로 섬을 죽이지 않고 돌아갑니다. 그런 그에게 섬 또한 호기심이 생깁니다. 한편, 기은 또한 썸바디에서 누군가와 매칭되는데요, 사고로 다리를 쓸 수 없는 기은에게 상대방의 휠체어사진 프로필과 '휠 미'라는 닉네임이 흥미롭게 다가오고, 그들은 약속을 잡고 버려진 야외수영장 부지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나타난 휠 미의 정체는 바로 윤오. 하지만 기은은 윤오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그의 다리가 멀쩡한 것에 놀라 도망가려 하지만 윤오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이내 기은의 경계를 허물고 관계까지 하게 되며, 이후 기은을 버려두고 기은의 휠체어 또한 망가뜨린 채 사라집니다. 윤오의 정체를 알게 된 기은은 윤오를 잡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장면으로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서로의 정체를 모두 알게 된 주인공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보를 보일지 매 회 기대로 시청했습니다.
새드엔딩 그리고 아쉬움
'은교'의 감독님이 드라마를 만드신다기에 어느 정도 노출과 노골적인 대사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수위가 있어서 놀랐고, 그만큼 강해림 배우와 김영광 배우에게도 엄청난 연기변신이었다 생각합니다. 과감한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도 보기 불편하지 않았으나,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여주인공의 대사가 간혹 어색하게 들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 야외 촬영장소의 분위기라던지 영화 전체에 다채롭지만 차가운 색감이 들어간 느낌이라 이 드라마가 결코 따뜻해질 수 없는 이야기임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스페이스 39에서 벌어진 추격신은 서바이벌게임을 보는듯한 스릴감도 들었습니다. 결말은 섬이 굳이 윤오를 자기 손으로 죽였어야 했나 싶었지만, 섬이 썸바디에 가지고 있는 애정, 그리고 썸원을 망가뜨리고 자신을 시험했던 윤오에 대한 증오,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인해 평범하다 말할 수 있는 사고가 어려운 점을 미루어봤을 때 개연성이 아예 떨어지는 전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섬뜩함과 순간 생기가 도는 모습, 그리고 연쇄살인범이 되기 전의 윤오의 어리숙한 모습을 다채롭게 잘 연기한 김영광 배우의 연기를 재평가할 수 있었고, 강해림 배우의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전체적인 개연성 문제에서 많은 혹평을 듣기도 한 작품이지만, 잔잔한 다이내믹이 필요하신 분들께는 한 번쯤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추천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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