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기록을 쓰다
방영 당시 군 장교 지원자와 의대 입학지원률을 높였던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입니다. 2016년 2월 24일부터 4월 14일까지 KBS2 채널에서 수, 목요일에 16부작으로 방영되었습니다. '드림하이 시리즈'를 연출했던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고, 우리의 명작 제조기 김은숙 작가가 극본을 맡았습니다. 그야말로 이제는 '믿고 보는 조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OST 또한 윤미래, 다비치, 거미, 로코베리 등 음원만 발매하면 차트를 점령하는 유명가수들이 참여하여 실제로 OST음원을 발매하면 무조건 음악차트 상위권에 진입해 독식을 하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보였고, 3회 방영 시 순간 시청률은 30%를 돌파했었습니다. 최종화인 16화는 전국기준 38.8%의 시청률을 기록해 그야말로 초대박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동시간대 타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5%를 채 넘기지 못했으므로 사실상 그 시간엔 TV를 시청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 작품을 보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침체기였던 지상파 드라마를 다시 일으켜 세운 작품이었고, 사관학교 지원률 증가라던가, 당시 있었던 국회의원 선거에 패러디가 쓰일 만큼 사회적으로도 큰 화제와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최근 이 드라마가 '미스터 션샤인' 세계관과 연결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시금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었고, 흥미로운 지점에 대해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만남과 사랑
복무 중 휴가를 나온 국군 대위 유시진(송중기)과 상사 서대영(진구)은 길을 지나던 중 휴대폰을 소매치기당합니다. 휴대폰을 찾으러 범인을 뒤따른 두 사람은 범인이 누군가들에게 구타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그를 구해주고 병원으로 데려갑니다. 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담당의사 강모연(송혜교)은 이 둘을 폭행범이라 의심하고, 오해를 풀기 위해 자신을 소개합니다. 휴대폰을 훔쳐간 범인은 달아나고, 임무 중 입은 송상이 덧난 시진은 모연에게 치료를 받으며 둘은 눈빛을 교환합니다. 서로가 마음에 들었던 모연과 시진은 데이트 약속을 잡고 종종 만남을 가집니다. 하지만, 데이트 도중 시진은 종종 임무 때문에 갑자기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에 시진과 모연은 대화 끝에 서로가 기대한 만남은 아니라며 관계를 정리하는 듯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모연이 일하는 해성병원은 의료봉사팀을 꾸려 우르크로 파견을 보내려 하고, 거기엔 모연과 모연의 동료들인 외과전문의 송상현(이승준), 응급실 간호팀장 하자애(서정연), 병원 건물주 아들이자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 차 이치훈(온유), 응급실 간호사 최민지(박환희)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르크에 도착한 해성병원 사람들을 마중 나온 건 먼저 파병 나와있던 태백부대 군인들이었고, 거기엔 시진과 대영도 있었습니다. 시진과 모연은 그렇게 재회를 하게 되고, 예전의 짧은 만남으로 인해 아쉬웠던 감정들을 해소하며 다시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연인, 서대영과 윤명주(김지원)가 있습니다. 육군 준장인 명주의 아버지는 원래 시진을 사윗감으로 점찍었으나, 두 사람의 열렬한 반대로 결렬됩니다. 거기에다 딸이 만나는 남자친구의 계급이 상사인 것도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라 지속적으로 명주를 두고 대영을 협박합니다. 간호장교인 명주도 대영을 만나기 위해 우르크 태백부대로 파병을 가고, 여기서 대학시절 선배인 모연과 다시 만나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한편, 우르크는 아직 지뢰가 널려있고, 갱단이 판을 치는 그야말로 치안이 엉망인 나라입니다. 태백부대와 해성병원 사람들은 그곳 현장에서 건설일을 하는 재외국민들과 기타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도우러 나간 것이었고, 여기서 많은 일들을 겪으며 주인공 둘과 주변인물들은 한국과는 다른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 경각심과 책임감을 더욱 굳게 합니다. 특히 유시진, 서대영과 전우였던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가 마약 카르텔로 변절하여, 시진과 주변사람들을 위태롭게 하고 모연까지 잡치하자, 결국 시진은 아구스를 물리치며 모연을 구해냅니다. 우르크에서의 임무가 끝난 태백부대와 해성병원 의료진들은 다시 한국으로 복귀를 하고, 이후에는 어떤 사건들이 인물들을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시청했습니다.
이 외에, 우르크에서 만난 피스메이커 긴급구호팀 구호의사 '다니엘 스펜서'역에 조태관 님, 같은 피스메이커 긴급구호팀 간호사이자 고려인인 '리예화'역에 전수진 님, 시진과 대치한 북한군 상위 '안정준'역에 지승현 님, 시진의 상사이자 육군 대령 '박병수'역에 김병철 님 등이 출연해 작품을 알차게 채워주었습니다.
멋진인물 멋진대사
김은숙 작가님 특유의 묵직한 울림을 주는 대사들이 하나하나 빛을 발했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가벼운 대사와 무게감 있는 대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인물들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이면 좋을지를 많이 고민하셨던 흔적이 보입니다. 극 초에 나타난 대사들이 후반에 복선으로 잘 쓰이는 점도 좋았고, 궁금증을 주는 장면과 그 궁금증이 해소되는 장면의 타이밍도 편안하게 느꼈습니다.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해석하는 느낌보다 굵직한 맥거핀을 쓰는 요소들도 드라마를 좀 더 명확하고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장치였습니다. 군인이라는 직업이 등장하는 만큼 인물들의 성격도 시원시원했고 의로운 임무를 행하는 두 집단의 협업도 좋은 장면을 연출했으며, 소신과 책임감의 중요성을 교훈으로 주면서도 그것들이 늘어지지 않고 마음에 잘 와닿을 수 있게 한 편집도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몰입에 불편함이 없었고, 온유 님의 경우 중간에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에서 논란이 잠깐 생기긴 했으나 많지 않은 연기경험에도 불구하고 깐깐한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자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려는 입체적인 모습을 잘 살렸고,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도 잘 해냈다고 봤습니다. PPL 또한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히 잘 배치된 느낌이었고, 어느 인물 하나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 없이 각 성향이 잘 도드라져 등장인물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느 정도 유추 가능했으나, 그것이 지루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드라마 다시 보기를 하실 때, 드라마가 그리우실 때 알찬 재미를 줄 수 있는 드라마로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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