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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궁 드라마 몇 부작 상상초월 황실로맨스

by 김꼬부단비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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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원작정보 및 각본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박소희 작가의 만화 원작 드라마 '궁'입니다. 2006년 1월 11일부터 3월 30일까지 24부작으로 수요일, 목요일에 MBC에서 방영되었고, 황인뢰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인은아 작가, 이지원 작가가 극본을 맡았습니다. 원작의 인기와 주지훈 님과 송지효 님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고, SBS예능 'X맨'에서 인기몰이를 하던 윤은혜 님과 UN의 김정훈 님의 출연으로 주연배우들 라인업이 전부 신인배우라는 캐스팅 또한 화제였습니다.  당시 경쟁작이 SBS 인기작이었던 '마이걸'이었음에도 최고시청률 28.3%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히트를 했고, 아름다운 영상미와 크로스오버 장르의 OST로 현대적인 느낌과 한국 고전의 느낌을 전체적으로 어우러지게 잘 살린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의 흥행성공으로 주연배우들도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특히 주지훈 배우는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극장가와 안방을 오가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여고생 신채경 궁으로 시집가다


1945년 광복 후, 입헌군주국 제도를 채택하여 황실이 현재까지 존재한다는 설정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채경(윤은혜)은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하고 명랑한 여고생입니다. 같은 학교에 황태자 신(주지훈)이 다니는 걸 알고 그저 흔한 팬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저 자신과는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르는 집안의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신의 할아버지와 채경의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서로 손주들을 맺어주기로 약속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즉, 채경이는 황태자비가 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정략결혼을 하기 싫었던 신이는 당시 여자친구였던 효린(송지효)에게 청혼을 하지만 거절당하고, 여기에 황제(박찬환)의 건강이 악화되며 황실에서는 신이에게 혼인을 부추기고, 마침 이 시기 채경이 또한 부모님의 빚으로 인해 수모를 겪은 터라 결국 서로는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혼인을 하게 됩니다. 

 한편, 궁에서는 현 황제의 형인 고 효열태자(김상중)의 추존을 추진하고, 이에 배우출신이자 효열태자의 아내였던 서화영(심혜진)은 황태후가 되어 영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고, 이에 따라 그녀의 아들인 율(김정훈) 또한 궁으로 복귀합니다. 채경, 신과 같은 학교로 진학을 하고 채경과는 같은 반이 되어 친하게 지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율이는 점점 채경이를 좋아하게 되고, 이에 신이는 경계하며 채경과 율을 멀리하게 합니다. 율이는 원래 자신의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본인이 황태자가 되었을 것이고, 채경이 또한 자신과 결혼했을 거라며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신이를 황태자 자리에서 끌어내릴 계략들을 세웁니다. 안으로 밖으로 터지는 일들에 힘겨운 신이지만, 항상 곁에 있어주는 채경에게 신이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 외 황후 역에 윤유선 님, 태황태후 역에 김혜자 님, 신이의 누나 혜명공주 역에 이윤지 님, 공 내관 역에 이호재 님, 채경의 아버지 역에 강남길 님, 채경의 어머니 역에 임예진 님이 출연하여 라인업과 연기력을 탄탄하게 채워주었습니다.

 

 

 

참신한 스토리


원작이 완결되기 전에 드라마가 나왔기 때문에 내용을 어떻게 풀어갈지, 결말은 어떻게 지을지 큰 관심을 가지고 봤던 드라마입니다. 원작에 최상궁은 공 내관과 비슷한 연배로 나오지만, 낮은 연령층의 시청자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주인공 옆에 젊은 상궁을 배치하여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방향으로 캐스팅을 한 듯했습니다. 혜명공주 또한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인데, 짧은 회차 안에 많은 내용을 보여줘야 하는 드라마의 특성상 극 중 상황을 객관적이고 현명하게 판단해 정리해서 시청자들에게 말해 줄 인물이 필요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측면이라면 혜명공주라는 역은 흐름의 정리를 위한 장치로 쓰인 캐릭터로서 훌륭했고, 원작을 보고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극 중 채경이가 신이에게 '신군'이라고 부르는 설정도 드라마에 새로 생긴 부분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굳이 있어야 하는 말투였을까 싶었지만 채경이의 살가운 성격을 표현하기 위한 요소였다고 생각하니 1,2 화 정도를 보고 나서는 적응이 가능했습니다. 

 원작에서도 박소희작가가 재해석한 현대적이면서도 한복 특유의 특징들을 잘 살린 의상들을 많이 선보여서 색다른 볼거리로 많이 주목을 받은 가운데, 드라마에서도 전부는 아니지만 퓨전한복의 개성이 잘 돋보인 의상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음악 또한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음악이 많이 나와서 눈에 보이는 오래된 궁과 현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조화, 그것을 귀로 듣는 음악으로 하여금 한번 더 융화를 도와주는 느낌이라 편안한 흐름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채경이가 유학을 떠나 서로 떨어져 있게 되었다는 설정은 뜬금없기는 했으나, 추후 발간된 원작과는 달리 신이와 채경이가 다시 한번 결혼식을 올려 진짜 부부로 거듭나는 해피엔딩 장면은 나름 사랑스러운 연출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원작팬들의 여러 우려를 잘 딛고 유종의 미를 거둔 작품이라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봤을 때도 오래 지나간 시간이 느껴지기보다는 세련된 느낌으로 그 당시의 재미를 떠올리며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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